[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오늘(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리포트를 내놓았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ICT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데도 불구하고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ICT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리포트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그리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각 4개년간 ICT산업의 평균 증감률을 통해 비교 분석한 내용입니다. 요약하면 부가가치, 설비투자, 생산, 수출 등 주요 지표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ICT산업의 설비투자(부가가치 기준)는 2008년~2011년 연평균 증가율 5.3%에서 2012년~2015년 1.8%로 3.5%포인트 떨어졌습니다. 해외직접투자가 급증(4개년 누적 기준 46.9% 증가)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부가가치 증가율도 10.2%에서 4.3%로 5.9%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ICT 생산과 수출도 암울합니다. ICT 생산은 지난 2011년에 한자리수 증가로 급락한 후 2015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생산 비중(42%)이 높은 부품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 부문의 감소율이 높았습니다. 2008~2011년과  2012~2015년의 4개년간 연평균 증감률의 차이가 ICT 전체는 -7.8%p, 기기는 -9.5%p, 소프트웨어는 -6.1%p, 서비스는 -0.8%p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은 이들 기간의 연평균 증가율이 11.8%에서 3.7%로 8.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2011년 1천17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우리나라 ICT 무역 흑자는 2015년 815억 달러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2012~2015년간 국가 ICT R&D(IT투자 기준) 예산은 이전 4년간에 비해 38.5%로 크게 늘었으며 ICT 1인당 R&D도 거의 매년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ICT 산업의 기술무역적자는 2009~2011년 109.5억 달러에서 2012~2014년 128.7억 달러로 확대되었고, 전 산업의 기술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2.1%에서 77.0%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ICT 산업의 인당 생산성은 2010년 2.14억원에서 2014년 1.58억원으로 축소됐습니다. 2012~2015년 평균 인당 생산성(부가가치 기준)도 이전 4년(2008~2011년)간과 비교해 기기, 서비스, 소프트웨어 전 부문에서 소폭 하락했습니다.

이 리포트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ICT 산업은 빨간불이 켜진게 확실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 ICT의 역할이 막중한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ICT는 물리학적, 생물학적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전체 산업구조를 재편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데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용 디바이스 홀로렌즈를 개발해 미국,영국, 프랑스 등에서 판매 중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국시장에서도 이 홀로렌즈를 시판하자고 한국MS측에서 주장했는데, 먹혀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홀로렌즈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응용프로그램이 별로 없는데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AR 관련 기술자들이 많아 자체적으로 개발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본사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우리나라 ICT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산업구조로 혁신할 수 있는 종합적인 ‘ICT 르네상스’ 대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정책 당국은 물론 국내 ICT기업들이 주목해야할 대목인 듯싶습니다.(원문 http://www.hri.co.kr/board/ReportView.asp)

(표=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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