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알뜰폰 가입자가 조만간 700만명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과감한 요금제를 선보인데 따른 성과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일 발표한 ‘2016년 12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을 살펴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684만589명이다. 2014년 12월 458만3890명, 2015년 12월 590만878명을 기록한 뒤 지난해 들어 600만명 선을 돌파했고, 이후 가입자 수는 매월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6011만9622명임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 이상은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알뜰폰 업계가 이동통신 3사 틈바구니에서 매년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가격경쟁력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LTE 요금제는 기존 이통통신사 요금제에 비해 적게는 10%, 많게는 60% 이상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이통 3사의 6만원대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기본 제공하고 데이터 10~ 11GB(소진 시 속도 제한)가 주어진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해당 요금제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6만5890원이다.

알뜰폰 가입자가 매년 늘어나면서 700만명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과감한 요금제를 선보인데 따른 성과다.

하지만 헬로모바일의 ‘The 착한 데이터 유심 10GB’ 요금제는 이통3사의 6만대 요금제보다 데이터가 1GB 적게 제공되지만 가격은 1만5000원 이상 저렴한 4만9390원(부가세 포함)이다. 이지모바일의 경우 음성‧문자 기본 제공에 데이터 3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월 7만689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제공량 30GB는 이통 3사에서 10만원대 요금제에 해당한다.

또한 알뜰폰은 이통 3사가 선보일 수 없는 파격적인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에넥스텔레콤은 GS리테일과 제휴해 GS25 편의점에서 기본료 0원에 데이터 100MB를 제공하는 유심 요금제를 출시해 4일 만에 선착순 5000명을 채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국내 처음으로 기본료 0원인 ‘A제로’ 요금제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가격적인 이점 때문에 업무용 세컨폰으로 알뜰폰에 가입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알뜰폰 시장은 이처럼 외형적으로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듯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알뜰폰 업계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38개 알뜰폰업체들의 영업적자는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2015년 511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은 지난해에는 영업적자가 400억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무리하게 가격을 낮춘 요금제와 알뜰폰 업계의 난립 등으로 당분간 영업이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라는 것은 돈을 벌어야 투자가 이어지는 등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것인데 알뜰폰 사업자들의 과도한 요금제 경쟁은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어 사업모델로서 이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라며 “전체 38곳에 달하는 알뜰폰 사업자 중 자생능력이 부족한 사업자가 철수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열어주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이제 최고치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중 알뜰폰 사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다. 한국보다 알뜰폰 사업을 일찍이 시작한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알뜰폰 점유율은 12~15%에 정체돼 있다. 국내 알뜰폰 시장이 한계에 도달하기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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