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시안공장(사진=삼성SDI)

[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삼성SDI와 LG화학이 개점휴업 상태인 중국 배터리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15년 하반기 각각 중국 시안⋅난징에 전기자동차 전용 배터리 제조공장을 준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중국 정부가 삼원계배터리 채택 전기자동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탓에 현지 공장 가동률은 극도로 저하됐다.

폴크스바겐 전기차 e골프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사진=폴크스바겐)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3월부터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유럽에 공급할 계획이다. 시안 공장은 중국 내륙에 위치해 있어 선박을 통한 수출에 불리하지만, 공장을 놀리는 것 보다는 낫다는 판단이다.

삼성SDI는 우선 독일 폴크스바겐 ‘e-골프’용 배터리를 연간 약 430만 셀 생산한다. 이는 올해 삼성SDI의 시안 공장 가동 계획 중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이다. 3월부터 월 40만셀 정도를 꾸준히 생산할 계획이다.

소량이지만 중국 내에 판매할 물량도 배정돼 있다. 중국 넥스트EV에 차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EV SUV) 시범생산용으로 4월까지 4만8000셀을 공급한다. 이 업체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니오 EP9’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후 넥스트EV가 양산 공급을 확정할 경우, 삼성SDI의 시안 공장 가동률을 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넥스트EV의 전기차는 고급화 콘셉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중단 조치에 구애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5년 진행된 LG화학 난징 배터리공장 준공식(사진=LG화학)

앞서 지난 26일  LG화학은 2016년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난징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계획을 제시했다. LG화학측은 “12월 두차례, 1월 한차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업체 발표가 있었지만 LG화학이 없었다”며 “정치 이슈로 이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 방안으로 삼성SDI와 마찬가지로 수출용 배터리를 난징에서 생산키로 했다. 기본적으로 유럽향 제품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하지만, 아직 준공까지 1년이 남아 난징에서 수출용 배터리를 제조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파우치형 배터리의 매출이 올해 대형 고객의 구매 확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원통형 배터리의 수익도 신시장의 매출 성장과 자동차용 구매 증가로 수익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컨퍼런스콜 당시 정호영 LG화학 사장은 소형전지 사업에 대해 “접촉 못하고 있던 몇몇 거래선들로 인해 가시화되는 사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공장 가동률 제고를 위한 또 다른 방안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생산 극대화다. ESS는 발전소에서 과잉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하는 저장장치다. LG화학은 올해 ESS 매출을 지난해 약 2700억원에서 80% 성장한 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소형전지 사업과 함께 난징 공장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LG화학 난징 공장의 가동률은 20%였지만, 올해는 50%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원계배터리=니켈⋅망간⋅코발트를 양극재로 만들어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말한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리튬인산철(LFP)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진보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원계배터리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넣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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