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새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의 키워드는 바로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아마존의 알렉사를 적용한 제품들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이제는 AI를 준비하지 않고서는 경쟁 대열에서 낙오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CES 2017 폐막 후, 우리나라 기업들도 AI를 전면에 등장시키는 모양새입니다. LG전자는 2017년도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AI 탑재하는가 하면, SK텔레콤은 앞으로 3년간 AI 등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T는 IPTV에 적용하는 새로운 AI 스피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AI가 화두에 오르게 것은 딥러닝 또는 러닝머신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양의 빅데이터를 인간이 처리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딥러닝은 스스로 기계가 학습하고 진화하는 것이 특징인데, 쉽게 설명하면 빅데이터를 넣으면 딥러닝이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AI가 급속도로 우리 삶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ICT)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AI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AI가 낯선 용어였기 때문에 예산 등의 문제로 본격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했습니다. 작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화제에 오르면서 AI가 대중들에게 급속히 확산되고, 미래부는 지난해 9월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을 출범시켰습니다. 

AI에 ICBM(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을 결합한 것을 미래부는 지능정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AI는 클라우드나 빅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하고, 정부 등은 이에 대한 사회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이를 아우르는 지능정보사회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마존 에코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그러나 요즘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미래부의 존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 4차 산업혁명의 가시화와 함께 AI나 지능정보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를 컨트롤할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AI를 위해서는 많은 빅데이터가 필수적인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가 지능정보사회추진단에 관심을 보이면서 기재부 내에 편입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다소 생뚱맞게 들리지만 기재부는 자금줄을 쥔 컨트롤타워로서 정부 부처개편 이후의 역할을 대비하는 듯합니다.

미래부의 정의대로 지능정보가 AI와 ICBM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기재부는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전자, 통신, 인터넷 등 IT기업들의 경쟁은 영역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AI만 하더라도 IBM,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등  국내외 전자정보통신기업들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 IT산업은 영역이 무의미해지고 융합과 통합의 모습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능정보사회추진단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디지털 콘텐츠, 디바이스 등을 통합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은 ICT 전담부처의 몫이 돼야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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