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식은 194만원으로 1년 전의 114만 8천원보다 무려 80만원가량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다가 13일 오전에는 다소 하락했다. 이날 오전 9시 55분 현재 주가는 189만4천원으로 전일 대비 2.37% 빠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조사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 고공행진은, 국정농단과 맞물린 삼성 인수합병 건으로 이 부회장의 특검 조사와 최지성, 장충기, 김재열 등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의 사법처리설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6일 동안 나타난 일이다.

그룹의 최고 결정자와 측근이 위기에 빠지면 당연히 주식도 영향을 받아 떨어지는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시가총액은 12일 기준으로 우선주까지 합치면 300조원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특검조사와 같은 오너리스크 측면이 있음에도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너리스크가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 먼저 꼽힌다. 삼성의 오너리스크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라 수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여서 이미 주식시장에 상당부분 위험요소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삼성전자 주식 구매자들은 ‘삼성이 오너리스크가 있는 것을 알아도 삼성전자 주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승우 IBK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오르는 것은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가치가 쌓여서 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위험 요소 보다는 실적 추이에 따라서 함께 올라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008년 비자금 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이 구속될 당시에도 삼성 주식이 오른 적이 있다”며 “삼성은 규모가 큰 거함과 같기 때문에 오너리스크가 주식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또다른 관계자도 “과거 한화그룹에서 김승연 회장이 구설수에 올랐을때도 한화 주가가 오른 적이 있다”며 “한국에서 재벌 관련 오너리스크는 이미 주식 시장에서 다 평가가 돼 있기 때문에 주가에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삼성전자 자체의 경쟁력은 주가상승의 핵심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9조2천억원(잠정치)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세계적인 호황 등이 삼성전자에 대한 장미빛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갤럭시노트7 발화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갤럭시S8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올해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쪽에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삼성전자에 호의적인 시장의 분위기는 오너리스크를 충분히 누르고도 남는다”고 분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식 고공행진은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없이도 잘 되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다”라며 “오히려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잃거나 지배구조가 깔끔해지면 삼성전자는 더 큰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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