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8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 참관해본 결과 가장 많이 눈에 확인된 것은 커넥티드 카와 TV였다.

노스(North)홀에서는 주로 커넥티드 카 등 자동차 위주로 전시가 됐지만 메인홀에서는 초고화질 TV가 메인홀의 주인공이었다. CES에서 LG전자는 올레드TV의 프리미엄 모델인 시그니처 올레드 W를 내놓았고, 삼성전자는 퀀텀닷 3세대인 Q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TV에서 중요한 것은 화질이다. CES 2017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QLED와 OLED에 대해 치열하게 혈전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센스가 98인치 8K ULED(UHD LED) TV를 CES에서 공개했다.

LG전자가 새로 선보인 시그니처 OLED W TV나 삼성전자의 QLED TV 모두 4K(UHD)이다. 4K는 풀HD보다 해상도가 4배, 8K는 16배 높다. 다시 말해, 8K는 4K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것이다. 이 점만 보면 중국이 삼성과 LG를 뛰어넘는 8K 해상도 TV를 내놨다고 오해할 수 있다.

중국 업체 창홍이 선보인 HDR이 적용된 OLED TV

하지만 지난 2013년, 일본 업체 샤프는 8K TV를 선보인 적이 있다. 당시 TV시장은 이미 LG전자나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었고, 양 사는 커브드 OLED TV를 선보이며 일본과 중국을 기술적으로 눌려버렸다. 샤프의 8K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해상도면에서라도 대항하는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를 이번 CES에서 내놓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8K가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봉석 LG전자 HE(TV·PC)부사장은 “UHD(4K) 나오는 시점에서 8K를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며 “LG전자는 CES에 6개월 이내 출시 가능한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방향을 가지고 있다. 8K는 2~3년 전 한국 TV업체들이 주로 썼던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무서운 것은 화질이 아니다. 특히 프리미엄 TV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기술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CES에서 나타난 TV 트렌드는 화질도 중요하지만 라이프 스타일(디자인)도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소니는 전면 스탠드를 없애는 새로운 컨셉을 선보였고, 스크린 자체가 소리를 내는 어쿠어스틱 서피스(LG디스플레이는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라 부름) 기술을 통해 사운드바를 없앴다.

LG전자는 TV 두께가 4mm가 안되는 올레드 W를 공개했다. 파나소닉은 투명한 유리를 터치하면 TV로 변신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 역시 작년과 달리 디자인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특히 TCL은 플로어 스탠드 타입을 전시하는 등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몇 년 늦었지만 어쨌든 중국은 8K TV를 선보였다. 예전보다 기술의 간격은 점차 좁혀져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디자인이나 라이프 스타일 등 TV 트렌드 역시 따라오고 있다. 모바일에 이어 TV까지 우리를 쫒아오는 중국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

CES 2017에서 공개된 LG전자 시그니처 올레드 W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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