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병희 기자]  “정부의 정책은 지금 혁신을 망치고 있다. 혁신을 장려하는 정책이 아니라 복지정책 수준의 기업지원으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선도자(First Mover)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이 변화해야 하며, 그 방안으로 대학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최근 창조경제연구회(KCERN) 포럼에서 국가구조개혁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주호 전 장관은 “정부의 역할이 바뀌지 않으면 혁신을 죽이고 다니는 것”이라며 “단순히 추격자를 만들 때는 직접 지원이 필요했으나 선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원정책으로는 힘들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동안 투자했던 직접 지원금들은 퍼스트 무버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는 관료들한테 잘 보이는데 급급한 추격자들에게 가버렸다는 비판이다. 

그는 돈을 직접적으로 나눠주던 것을 지양하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핀란드처럼 대학에 집중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향이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창조경제연구회 정기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가 되려면 정부와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혁신 생태계만큼 하나의 부처가 관할하게 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대학, 과학기술 지원, 산업 지원까지 혁신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은 하나의 부처가 총괄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 중앙부처 아래에 있는 중간기구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중앙부처가 중간기구식으로 연구기관 조직을 두고 거기에서 투자를 하게 하는 방식인데, 이제는 중간기구 스스로가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 영국의 BIS, 미국의 NSF 등이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는 정부에 귀속돼 있어 혁신과 먼 관료기구로 바뀌었지만 선진국 중간기구들은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독립적인 기구로서 인사와 예산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기구에 대한 감사도 정책감사는 국회로 넘겨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주호 전 장관은 4차 산업혁명에서 선도국가가 되려면 정부 개혁 이외에도 교육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6년 주목해야 할 사건으로 알파고와 해양 조선 산업의 어려움 등 두가지를 들었다. 알파고는 지금처럼 교육을 해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답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인지시켰다.

해양조선 산업의 어려움은 그동안 남이 준 설계도를 갖고 잘 만들던 수준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졌으며, 남들 따라 하는 것을 과감하게 떨쳐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이주호 전 장관은 “남이 못하는 산업을 해야 하고 남이 못하는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교육개혁이 다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주입식, 입시 위주 교육으로는 추격자(follower)에 그칠 뿐 선도할 수 없다는 것. 남이 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문제를 돌파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교육의 큰 변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주호 전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의 혁신 생태계를 선도하지 못하는 나라는 실업문제, 양극화, 성장저하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선도자로서 생태계를 만들그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 개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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