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한해 IT 지원을 위해 총 3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이 중 600억원을 SW 구입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글로벌 표준 시스템 구축에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 자동차가 글로벌 표준 시스템 구축에 열중하는 것은 수많은 해외법인들의 원활한 업무 지원을 위해서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 6곳, 해외 6곳(현대자동차 4곳, 기아자동차 2곳) 등 총 12곳의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다. 또 2009년 양산을 예정으로 2곳의 해외 생산 공장을 신설해 현재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여기에 18곳의 CKD(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한 뒤 부품을 해외로 배송, 현지에서 조립하는 공정)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를 모두 합치면 30곳의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규모는 연간 400만대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해외 연구소 5곳, 생산된 자동차를 판매하는 주요 판매 법인본부가 전세계 총 25곳이다. 이러한 기반 시설을 통해 한해에 판매되는 자동차 대수는 국내 85만대, 해외 290만대 등 총 375만대에 달한다(2006년 기준). 즉, 생산 공장, 해외법인, 연구소 등을 하나로 아우르는 글로벌 IT 지원체계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만큼 현대/기아자동차의 핵심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때문에 현대/기아자동차는 IT지원조직과 추진 전략을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 전 세계를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눠 거점을 확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럽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점을 두고 유럽 판매 법인과 생산 공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서울 본사와 북경을 연결해 아시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 북미 지역은 로스앤젤리스에 거점을 마련해 놓은 상태이다. 특히 LA의 경우 IT 별도 법인을 두고 인력, 운영 서비스 등을 모두 총괄하고 있다. IT 요원은 해외 300여명과 한국의 인원을 합쳐 모두 10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IT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우 현대/기아자동차 정보기획관리팀장은 "IT 지원을 위해 한해 집행하는 예산만 3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IT비용 3천억 중 SW 구입비는 600억

3000억원의 IT 투자비용 중 소프트웨어 구입비용은 약 600억원에 이른다. 또 이 비용은 대부분 글로벌 표준 시스템 구축에 사용된다.

이 팀장은 "해외 판매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수의 해외 법인을 갖추고 있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영환경 구축은 매우 중요하며 생산 공장과 판매 법인의 IT 시스템을 이어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EA(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기반의 글로벌 IT 표준화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외부 컨설팅 작업을 통해 EA프레임워크를 만들었으며 이를 다시 9개 영역, 124개 기술구성요소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95개 영역의 표준화 작업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9개 영역, 124개 기술구성요소로 구분

9개 영역이란 ▲UI(유저 인터페이스)단 서비스를 정의하는 액세스 서비스(Access Service) ▲개발 방법론, 케이스 툴 등의 개발 서비스(Development Service) ▲포털, 웹서비스 등의 공동 인프라스트럭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Common Infrastructure Application Service) ▲WAS, DB 액세스 미들웨어, 메시징 서비스 등을 포함한 미들웨어 서비스(Middleware Service) ▲DBMS, BI 등의 데이터 서비스(Data Service) ▲하드웨어 플랫폼, OS 등을 정의한 플랫폼 서비스(Platform Service) ▲보안 모니터링, 인증, 암호화 등의 시큐리티 서비스(Security Service) ▲자산관리, 성능관리, 백업 등의 시스템 매니지먼트 서비스(System Management Service) ▲네트워크 서비스(Network Service) 등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를 다시 상세히 분류해 124개의 기술구성요소로 나누었다.

이 팀장은 "소프트웨어 도입 시 이를 기준으로 세우고 중장기 비전에 맞춰 고민하고 있다"며, "해외 거점별 정보기술 센터 구축을 통한 통합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법인 프로세스 혁신 지원을 위한 통합 ERP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IT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효과 거둬

이처럼 표준시스템을 적용하는 이유는 개발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는 표준화 작업 이전인 지난 2002년 알리바마 공장 건설 시 개발기간이 총 24개월 걸렸다. 하지만 표준화 작업을 거친 후 기아자동차의 슬로바키아 공장 개발기간은 18개월로 6개월을 단축할 수 있었다. 또 개발 비용도 30%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동우 팀장은 "판매법인의 경우 ERP 패키지를 모두 도입했지만, 아직 표준화가 다 마무리된 것은 아니고 현재 29개 영역으로 확산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표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정보화정책위원회를 두고 있다. 정보화정책위원회는 각 그룹사의 기술전문가와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산 자회사인 오토에버의 컨설팅 인원,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의 정보화정책팀 인원으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는 매달 회의를 거쳐 기술참조모델을 수립하고 기술참조 모델에 따른 표준제품을 선정한다. 또 이를 도입해 각 그룹사에 확대시켜 IT 지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먼저 표준대상이 발의되면 각 그룹의 기술전문가들이 기술평가를 내리고 이를 통과하면 정보화 정책분과에서 평가결과 심의/의결을 거친다. 복수 표준을 선정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솔루션 도입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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