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안석현 기자]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이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공정 핵심 설비인 레이저어닐링(ELA) 양산 공급에 성공했다.(하단 표 참고)

LG디스플레이는 기존 라인의 ELA 공급사로 일본 JSW(재팬스틸웍스)를 활용해왔는데, 신규 중소형 OLED 라인 투자시에는 이를 이원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저리프트오프(LLO)⋅레이저본더⋅컷터 같은 여타 레이저 장비로의 양산 공급 확장도 점쳐진다.

LG그룹 사옥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사진=LG그룹)

4일 업계 및 중국국제초표망에 따르면 LG전자 PRI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티안마로부터 6세대 ELA 장비를 수주했다. 장비는 6세대(1500mm X 1850mm) 원판을 월 1만5000장 투입할 수 있는 규모로, 티안마는 샤먼 지역에 최대 월 3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들여 놓을 계획이다. 나머지 1만5000장분의 ELA는 역시 국내 업체인 AP시스템이 수주했다.

LG전자 PRI가 공급할 ELA 장비는 강력한 레이저를 조사해 비정질실리콘(a-Si)을 저온폴리실리콘(LTPS)으로 결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a-Si는 전자이동속도(1㎠/Vs)가 느리기 때문에 고화질 디스플레이용으로는 부적합한데, ELA로 레이저를 쏘아주면 LTPS 기판으로 바뀐다. LTPS는 a-Si 대비 전자이동속도가 100배 빨라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LTPS 앞에 LCD 혹은 OLED 셀을 붙여 스마트폰용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ELA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투자에서 가장 소요 금액이 큰 장비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에 ELA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AP시스템은 올해 1월 월 1만5000장 규모의 ELA 장비를 수주했는데, 1300억여원을 공시했다. ELA는 또 다른 OLED 전공정 장비인 LLO와 구현 원리가 거의 비슷해 향후 LLO까지 공급할 여지도 생겼다. LG디스플레이의 ELA 공급사는 JSW며, LLO 공급사는 국내 중견 장비 업체인 이오테크닉스다. 향후 이들 업체와의 수주 경쟁도 예상된다.

ELA 장비 구조.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에서 나온 원형 레이저가 호모제나이저를 통과하면 선형 레이저로 바뀐다. 그림 내 노란색이 레이저가 조사되는 부분. (사진=한국디스플레이협회)

그동안 물류 장비 등 부가가치가 낮은 설비 공급에 그쳤던 LG전자 PRI가 전공정 핵심설비까지 양산공급하게 되면서 PRI 분사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PRI의 장비⋅설비 매출 규모는 이미 조단위를 넘어 섰으며, LG는 PRI를 삼성전자 세메스와 같은 그룹 내 장비 전문업체로 육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이노텍 등 계열사 장비⋅설비 물량만 수주해도 세메스를 훨씬 뛰어 넘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외부 협력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정된 디스플레이 투자 시장에서 그룹 내 계열사가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단가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뻔하고, 자칫 공급사 지위를 빼앗길 가능성도 크다. 당장 PRI가 ELA 공급에 성공하면서 JSW와 이오테크닉스는 LG디스플레이 공급사 지위를 놓고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PRI는 중소형 OLED 핵심 설비인 증착장비도 개발 중이다.

한 장비 업체 고위 임원은 “LG전자 PRI는 직접 만들지 못하는 장비는 외부에서 구매해 공급하기 때문에 기존 협력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며 “LG전자에서 분사해 독립채산재를 시행할 경우 훨씬 더 적극적으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료=중국국제초표망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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