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2016년 3월에 있었던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계 최정상 바둑 기사 이세돌간 대결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기관들은 '한국형 알파고'를 주창한데 이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지난달 18일 ETRI가 주관한 퀴즈대회에서 완승하는 성과를 내면서 본격적인 인공지능의 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알렸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과 음성인식·자연어처리 기술의 융합으로 음성비서 서비스가 확산될 전망이다. AI와 음성비서 서비스의 결합은 홈허브, 챗봇, 헬스케어, 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의 활성화를 주도하며 이에 대한 시장 선점을 위해 구글, MS, 아마존, IBM,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2016-2025 인공지능 시장 예측 보고서 (자료=트랙티카)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의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시장은 2016년 6만4370달러(한화 약 7788만원)에서 2025년 368억달러(44조528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디타 카울 트랙티카 리서치 부문 이사는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 금융 거래와 헬스케어 환자 데이터 관리 등 인공지능이 적용될 영역은 앞으로 무궁무진하다"라며 "향후 10년간 인공지능으로 촉진된 하드웨어 및 서비스 매출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구현 등 인공지능기술은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주장했다.

▲ 2016-2020 '인공지능 시스템 시장'에 관한 보고서 (자료=IDC)

시장조사기관 IDC가 최근 발표한 '인공지능 시스템 시장'에 관한 보고서를 봐도 전세계 인지컴퓨팅 및 인공지능 시스템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55.1%의 급성장해 470억달러(한화 약 56조87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데이비드 슈멜 IDC 리서치 디렉터는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기업들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프로세스에 인지컴퓨팅 및 인공지능을 내장하거나 도입하고 있다"라며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선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3월 17일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다. 이를 통해 기존 K-ICT 전략에 지능정보기술(인공지능)을 추가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인공지능을 확산을 통한 신산업·신시장 창출 계획 '지능정보사회 추진 중잔기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지능정보사회 추진단'을 지난해 9월 출범시키고 정부 차원의 인공지능 대응을 본격화했다.

▲ 인공지능 국내 시장규모 (자료=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가 발표한 국내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16년 5조4000억원에서 2020년 1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부는 이같은 인공지능 시장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인공지능기술 개발에 나섰고 이 결과 나온 것이 정부예산 320억원, 민간 108억원 등 총 428억원이 투입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다.

▲ 해외 주요업체의 인공지능 M&A 현황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지난해 글로벌 IT기업들은 인공지능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많은 M&A도 이뤄졌다. 특히 인지(이미지) 인공지능 영역과 음성 비서 서비스를 위한 음성 인식, 자연어 인식 관련 분야의 M&A가 줄을 이었다.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향후 인공지능의 분야의 핵심으로 음성비서(구글 '구글홈',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MS '코타나')와 이미지를 분석하는 인지 분야를 꼽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SK텔레콤이 '누구'라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를 지난해 9월 출시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음성비서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번역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구글, MS, 시스트란 등 글로벌 IT업체들과 국내의 네이버는 인공지능과 인공신경망기반 딥러닝 방식을 접목시켜 기존의 통계 기반의 번역을 벗어나 자연스러운 번역이 가능한 서비스를 앞다투어 출시했다.

김유석 시스트란 글로벌 전략부문 상무는 "현재 인공지능을 결합한 기계번역은 사람번역에 비해 약 38% 정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공지능 번역은 딥러닝을 통한 인공신경망 기술을 통해 몇년안에 사람이 번역하는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도입이 줄을 이었다.

▲ 헬스케어 특화 인공지능 IBM'왓슨' (사진=IBM)

특히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지난해 5월 국내 가천 길병원에서 첫 진료를 시작했다. 길병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임상실험 사례 등을 학습해온 왓스은 암환자의 특성 정보를 바탕으로 적합한 치료 방법 제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달 '당뇨성 망막병증'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구글에 따르면 12만개 이상의 망막사진을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시킨 인공지능은 전문의 8명이 진단한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역시 빅데이터 기반으로 수집된 생체정보를 비정형 데이터로 가공하여 이를 토대로 인공신경망 기반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실제 환자들에게 개별적 의료 적용이 가능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연구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의 경우 아직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못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SK C&C 등이 올해부터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16년은 구글 '알파고'를 시작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집중 투자가 이뤄진 한 해"라며 "2017년은 인공지능 음성비서를 중심으로 제품, 메신저, 커머스, 콘텐츠 이용에서 인공지능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AI First'화를 이뤄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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