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인터넷 시장에 새로운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 이글루스, 올블로그, 판도라TV 등 웹2.0의 대표 키워드로 꼽히고 있는 블로그와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업체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신흥세력들은 웹2.0이라는 기폭제를 통해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있다.

웹2.0을 중심으로 한 신흥세력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흔히 말하는 ’떴다’라는 표현이 오히려 더 적합할 정도다. 특히 웹2.0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의 성장이 눈에 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매트릭스는 흥미로운 자료를 내놓았다. 블로그가 기존 포털의 최대 무기인 검색서비스를 바짝 따라 잡았다는 내용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포털 블로그의 방문자수가 포털 검색 방문자수를 바짝 쫒고 있다. 4월 포털 블로그의 순방문자수는 2951만명으로, 포털 검색을 이용하는 3239만여명과 300만명이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포털 블로그로 한정되어 조사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문 블로그 사이트로 확대해 본다면 그 차이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지난해 5월 이글루스의 월간 방문자수는 2700여명이었다. 불과 1년 사이인 지난 4월에 이 사이트의 방문자는 7960여명으로 늘어났다. 태터툴스가 운영하는 티스토리 역시 일년 전인 지난 해 6월 82명에 불과했던 월간 방문자수가 올 4월 4740명까지 늘어났다.

또 이 기간동안 블로그의 페이지뷰는 30억 7448만 건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3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검색 페이지뷰의 증가율이 17.4%를 기록한 것에 비추어보면 2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랭키닷컴의 조사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 이글루스와 티스토리, 올블로그 등 53개 전문 블로그 사이트(메타 블로그 포함)들의 방문자수를 집계한 결과, 전년 동월에 비해 평균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포털 블로그들은 4.3%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상당히 대조적이다.

UCC 사이트들도 눈에 띄게 급성장하고 있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웹2.0의 키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UCC다. 판도라TV를 비롯해 앰엔캐스트, 엠군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 사이트들도 방문자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판도라TV의 경우, 지난 해 5월 월간 방문자수가 3200여명이었으나, 10월에는 9000여명으로, 그리고 3월에는 1만 33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다른 UCC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포털 의존도 탈피 추세

이러한 성장에 힘입은 것일까? 최근 웹2.0 사이트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바로 전문 블로그 사이트와 UCC 사이트들이 네이버와의 검색 제휴를 파기하기로 결정한 것. 올블로그는 지난 해 엠파스와의 검색 제휴를 파기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네이버와의 검색 제휴를 일방적으로 파기한다고 밝혔다. 판도라TV도 현재 네이버와의 계약이 완료되어감에 따라 제휴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직 고민 중이라고는 하지만, 더 이상의 연장은 없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올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칵테일의 유정원 부사장은 “올블로그 내에서 다뤄지는 주요 이슈가 네이버 등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으면서도 검색유입률만 엄청나게 늘어 자체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블로그 사이트 중에서는 한 블로거에 의해 다뤄진 내용이 사회 이슈가 되고 언론에 크게 다뤄지기도 한다. 삼성노트북PC 배터리 유사폭발 사고가 올블로그에서 다뤄지고, 주요 일간지에서 그 내용이 일제히 보도됐다. 던킨 사례도 그러했고, 순천향 병원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유정원 부사장은 "이 같은 현상은 블로그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기성 인터넷 사이트와 포털에서 이루지 못했던 것들이 블로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투자 유치 잇따라

이처럼 웹2.0 신흥 업체들이 기술력 있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이슈화되자 해외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아직 실질적인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웹2.0 관련 업체들의 해외 자본이 몰리는 이유는 그만큼 웹2.0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웹2.0 관련 업체들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웹2.0 업체들은 해외자본 유치, 회원 수의 증가, 콘텐츠의 생성량 등으로 웹2.0 업체들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 일단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만든 뒤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잡자는 것이다.

판도라TV는 지난 4월 미국의 벤처 캐피털 기업인 DCM으로부터 1000만 달러(한화 약 9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지난해에도 미국 벤처 캐피탈 컨소시엄으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올블로그 역시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 기업인 알토스벤처로부터 약 3억원 가량을 투자받았다. 올블로그 측은 "알토스벤처로부터 큰 금액을 투자받지는 않았지만, 기술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 및 경영 안정화를 위한 지원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며, "2차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또 다른 웹2.0 업체를 인수하여 기술력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태터툴즈와 티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있는 태터앤컴퍼니는 지난 해 9월 마케팅 플레이스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위해 동분서주

웹2.0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모델 찾기다. 수익모델이 광고로만 한정되어 있거나 부재하다는 것은 기업 가치를 대외적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대기업의 투자를 목표로 삼기도 한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를 보고 진정한 웹2.0의 사업모델이 인수합병(M&A) 아니냐는 쓴 소리를 하기도 한다.

한 블로그 운영자는 "벤처캐피털들이 웹2.0회사에 투자하는 경우, M&A를 보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회사의 목표는 수익을 많이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적은 투자금으로 많은 사용자 및 트래픽을 확보하여 인수가치를 높이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회사의 가치를 산정할 때에도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무엇보다도 얼마나 서비스가 가치를 창출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플리커닷컴(Flickr)이 야후에 인수되고, 유튜브가 구글에게 엄청난 비용으로 인수된 것이 좋은 사례다.

웹2.0 업체들도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적으로 수익모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여행전문 검색 서비스인 윙버스는 여행사와 연계하여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콘텐츠를 데이터베이스화(DB)화하여 모바일 기기로 포스팅하는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들만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해 해외 여행자가 1200만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여행은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판단되어 고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프레스펀 역시 디자이너들의 활발한 참여와 작품을 발굴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프리마켓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여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총 5회의 디자인 페스티벌을 진행하여 6개월만에 7000여명의 디자이너와 1만 2000여점의 디자인을 확보했다. 시기와 장소, 언어에 종속적이지 않은 디자인이라는 콘텐츠를 확보하여 글로벌화에 용이하다. 또한 개인이 디자인하여 판매된 수익분을 개인이 가져가기 때문에 이를 비즈니스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레스펀을 서비스하고 있는 제이디에프 김규동 사장은 "현재 베타서비스인 프레스펀은 앞으로 마케팅 실행에 있어 DIY(Do it Yourself) 주문자 프린팅방식 이상의 디자인 샵 의미로 구매자에게 다가가 크리슈머의 큰 포션이 결국 서비스와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서비스 업체 연이어 진출

이처럼 웹2.0 신흥세력들이 업계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뚜렷한 자기들만의 수익모델을 발굴해내자 신규 사업자들이 연이어 이 시장에 진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내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스튜디오인 오픈마루 스튜디오를 정식으로 서비스했다. 지난 해 하반기 조직된 오픈마루는 지난 1월 마이아이디넷 서비스와 3월말 스프링노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를 개발했던 온네트는 최근 블로그 전문 검색 `나루’를 선보이고 2천만건의 외부 블로그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픈마루 측은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표준 인증 기술인 오픈 아이디는 앞으로 제공할 모든 서비스의 인증을 담당하는 기반 서비스"라며, "다양한 형태의 매시업(Mashup) 서비스와 연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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