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 국내 수입가격이 급등세다. 중국 정부의 한국 2차전지 업체 견제 탓에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배터리 업계가 2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음극재 수급을 대부분 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29일 관세청 무역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조흑연 수입 물량은 255톤, 금액으로는 332만7000달러(한화 36억3641만원)를 기록했다. 1kg 당 13.04달러 수준으로 6월 11.92달러 대비 9% 상승했다. 올해 인조흑연 가격이 가장 낮았던 2월(7.56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달 인조흑연 가격은 지난 2010년 10월(1kg당 13.27달러) 이후 6년 만의 최고치다.

LG화학 리튬이온 전지 셀. /LG화학 제공

2차전지 음극재 원재료인 흑연은 크게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구분된다. 천연흑연은 광산에서 추출되며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다. 인조흑연은 탄소로 된 해탄(코크스)을 2800도 이상 고온에서 처리해 합성한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중대형 2차전지는 저렴한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을 혼합해 사용하는 추세다. 인조흑연은 천연흑연 대비 충·방전 성능이 좋고 수명이 2~3배 길다는 장점이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재 소재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인조흑연의 2차전지내 원가 비중은 13% 수준으로, 삼성SDI와 LG화학은 사실상 전량 히타치화학·JFE케미칼 등 일본 업체에 수급을 의존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배터리 음극재 소재 국산화율은 2%에 불과하다. 인조흑연 가격 상승 시 국내 2차전지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삼성SDI·LG화학 등 2차전지 제조기업은 최근 중국 정부의 보조금 규제 등 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삼원계 배터리(양극재로 NCA·NCM을 쓴 제품)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했다.

삼성SDI·LG화학의 2차전지 부문은 올해 1분기·2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예정이었던 ‘5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 발표도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어 향후 업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배터리 기업 23곳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하며 사실상 중국 시장 내 국내 기업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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