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전방위 공습을 가하고 있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자국 배터리 업체에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 기업에는 보조금 규제를 강화하며 진입 장벽을 높게 쌓았다.

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지 업체 전체 매출은 2653억위안(약 50조원) 규모로, 연평균 6.5% 성장하고 있다. 이 중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965억위안(한화 16조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5배 성장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1~5월 비야디(BYD)·리센(Lishen)·CATL 등 중국 리튬전지 생산 업체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성장했지만 파나소닉·PEVE·LEJ·AESC 등 일본 배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LG화학·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 0.6% 증가한 반면 삼성SDI는 0.8% 하락하며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BYD E6. /BYD 제공

중국에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이 회사는 지난해 약 3.6기가와트시(GWh)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출하했다. 지난해에는 6만1772대 전기차를 판매하며 테슬라(5만557대)를 제쳤다. 오는 2018년 배터리 연간 생산 규모는 22GWh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까지 34GW 규모로 증설하는 동시에 인도에 2300억원 규모 합작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BYD는 중국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자사 신형 모델인 하이브리드 세단 ‘친(Qin)’, 전기자동차 ‘E6’, 전기트럭 ‘K9’ 등 판매량이 늘어나며 2차 전지 생산량이 대폭 확대됐다.

ATL 자회사 CATL은 중국 2차 전지 시장 2위 기업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중대형 배터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300초간 95% 충전이 가능한 리튬폴리머전지용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제품은 300초간 40% 용량 충전으로 5커패시턴스(C·커패시터의 전하 충전 용량. 1V 전압으로 1쿨롬(C) 전하를 충전.)에 도달하며 70와트(W)의 전원을 입력할 수 있다.

회사는 2020년까지 300억위안(한화 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간 배터리 생산량을 매년 2배씩 늘려 2020년 50GWh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전세계 배터리 생산량(24.8GWh)의 두 배 이상 수준이다.

BAK은 리튬이온 전지 제조 업체로 디지털 기기, 자동차 전원, 배터리 팩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도 개발하고 있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차세대 기술로 나트륨이온 전지, 슈퍼 커패시터 배터리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북미·동남 아시아·대만 등 국가로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억위안의 매출액을 달성해 2019년 100억원 매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BAK의 산업 단지 내 건물. /BAK 제공

현지 업체들 약진에 비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에 2차 전지 공장 설립에 투자를 확대해왔지만 중국 정부의 삼원계(NCM·NCA) 배터리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발목이 잡혔다. 이달 심사 예정인 중국 정부의 배터리 모범규준 5차 인증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중국 전기차 제조사 이탈이 지속될 전망이다.

배터리 완제품 회사들이 난관에 부딪힌 반면, 장비·부품·소재 협력사 중에는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진입한 회사도 있다. 피엔티는 중국 2차 전지 업체 장비 수주가 확대되며 성장세를 타고 있다.

회사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의 원단을 코팅·압착·절단하는 중대형 2차 전지용 롤투롤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하페이 국현테크동력에너지로부터 228억원의 2차 전지 장비 수주를 받았다. 엘엔에프는 중국 2차 전지 배터리 제조기업에 NCM 양극활물질 공급 본격화로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포화된 시장이 아니고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배터리 투자 확대는 당연한 추세이고 긍정적인 흐름으로 본다”며 “누가 더 빨리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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