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KI人사이드’는 일선 기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 중 미처 기사로 풀지 못한 팩트를 전해드립니다. 다른 언론 매체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한 사람 이야기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역시 썩어도 준치”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라인을 구축 중인 BOE는 최근 국내서 유기재료 공급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차이나 머니를 등에 업은 BOE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벤치마킹하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유기재료 업체들의 양산 공급 기대도 큽니다. 

여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업체가 M사인데요. M사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 유기재료를 공급해온 회사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평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업체 선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M사의 양산 공급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확인해보니 이 M사의 CEO는 그동안 디스플레이 업계서 잔뼈가 굵은 L 사장이더군요. L씨는 국산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K사를 이끌기도 했죠. 비록 L 사장이 LCD 장비 부문에서 업력이 길다 해도 생소한 OLED 유기재료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역시 썩어도 준치”라는 평가를 내고 있습니다.

 

○ "Stay... 가만히 있으라."

최근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A기업 싱가포르 파견 직원 B씨는 본사 동료들을 만나고 복잡한 심경으로 다시 출국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숨죽이고 해외지사에서 버티고 있으라"는 조언을 했기 때문이죠.   

곧 결혼을 할 예정이라 웬만하면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말려 신혼 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괜히 정리하는 사업 부서로 전출을 갔다가 구조조정될 바에야 조금 힘들더라도 해외 장기 프로젝트에 계속 관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답니다.

2~3년전부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지만 불황이 장기화되는 조짐입니다. 불경기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건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던 회사 직원들입니다. "좋은 시절은 다 갔다"며 인건비 절감부터 생각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많은 직원들과 함께 고난을 헤쳐나가려는 경영자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구조조정만이 아닌 혁신적인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더욱 좋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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